식각 공정은 반도체 제조에서 회로 패턴을 실제로 웨이퍼에 구현하는 핵심 단계 중 하나입니다. 포토리소그래피를 통해 형성된 포토레지스트 패턴을 마스크 삼아, 필요 없는 재료를 정밀하게 제거함으로써 반도체 소자의 구조를 완성합니다.
특히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식각의 정밀도와 방향성은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식각 공정의 기본 개념, 주요 방식, 각 방식의 장단점, 그리고 최신 기술 동향까지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식각 공정이란 무엇인가요?
식각 공정이란 포토레지스트로 보호되지 않은 영역의 박막을 제거하여,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전사하는 공정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재료를 깎아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나노 단위의 정밀 제어가 필요합니다.
식각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액체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습식 식각(Wet Etching), 다른 하나는 기체 상태의 반응성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건식 식각(Dry Etching)입니다.
① 습식 식각의 원리와 특징
습식 식각은 화학 용액을 이용하여 웨이퍼 표면의 재료를 용해시키는 방식입니다. 용액과 반응하는 재료만 선택적으로 제거되므로, 비교적 단순하고 비용이 낮은 공정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습식 식각은 등방성(Isotropic) 식각 방식으로, 세로뿐 아니라 옆 방향으로도 동시에 식각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미세한 패턴을 정밀하게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미세 회로나 고종횡비 구조에서는 사용이 제한됩니다.
② 건식 식각의 원리와 장점
건식 식각은 플라즈마를 활용한 비등방성(Anisotropic) 식각 방식입니다. 반응성 기체를 고주파 전력으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고, 이온을 가속하여 웨이퍼에 수직으로 충돌시킴으로써 선택적으로 재료를 제거합니다.
대표적인 건식 식각 기술로는 RIE (Reactive Ion Etching), ICP (Inductively Coupled Plasma) 등이 있으며, 정밀 제어가 가능해 10nm 이하의 패턴 구현에도 활용됩니다. 건식 식각은 방향성과 식각 균일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입니다.
식각 공정의 주요 비교
| 구분 | 습식 식각 | 건식 식각 |
|---|---|---|
| 식각 방식 | 액체 화학 용액 사용 | 플라즈마 및 이온 가속 |
| 식각 방향성 | 등방성 (전방향) | 비등방성 (수직 중심) |
| 정밀도 | 낮음 | 높음 |
| 공정 비용 | 저렴 | 비용이 큼 |
| 적용 분야 | 산화막 제거, 단순 구조 | 미세 패턴, 고종횡비 구조 |
식각 공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
식각 공정은 단순한 제거 작업이 아니라, 다양한 변수 제어가 동반되는 정밀한 기술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중요합니다.
- 식각 선택성: 제거하고자 하는 재료만 선택적으로 제거되는 정도
- 식각 속도: 재료가 제거되는 시간 대비 깊이
- 균일성: 웨이퍼 전 영역에서 식각 두께가 일정한지 여부
- 잔류물 최소화: 식각 후 표면에 남는 잔여물이 후속 공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합니다
최신 식각 기술 트렌드
미세 공정이 고도화됨에 따라, 식각 기술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트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Atomic Layer Etching (ALE): 원자 단위로 재료를 깎아내는 초정밀 식각 기술로, 5nm 이하 공정에 필수적입니다.
- High Aspect Ratio Etching: 세로로 길고 좁은 구조(고종횡비)를 깔끔하게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 AI 기반 공정 최적화: 딥러닝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식각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차세대 메모리(DRAM, NAND), 로직 소자, 3D 반도체 공정 등에 직접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수율 향상과 공정 시간 단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결론 | 회로는 설계보다, 깎아낼 때 진짜 모습이 드러납니다
도면만 그려서는 반도체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 도면을 실제로 실리콘 위에 새기는 일, 그게 식각 공정입니다. 불필요한 걸 얼마나 정밀하게, 또 정확한 방향으로 깎아내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죠.
특히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1nm의 오차가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식각 기술의 섬세함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르고 남기는’ 수준을 넘어, 원하는 모양 그대로 실현하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반도체는 만들기보다 잘 깎는 게 더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